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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오피스 프로그램

변덕춘 2007. 11. 2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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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온라인 오피스프로그램 서비스


일러스트 박상철

구글·네이버의 공짜 SW(소프트웨어) 공습
접속만 하면 어디서나 문서 작성·저장 가능
한컴의 ‘씽크프리’는 회원 40만명 넘어서
MS 오피스도 온라인 서비스 추진하며 맞대응


무역회사에 다니는 유형규(32세)씨는 휴가차 중국을 찾은 지난 여름에 갑자기 급히 처리해야 할 업무가 생겼다. 해외 거래처에서 보낸 문서를 보고 바로 답장을 하라는 연락이 온 것이다. 호텔 로비에 있는 PC는 인터넷이 되기 때문에 메일을 열어볼 수는 있었지만 워드프로세서와 표 계산용 소프트웨어는 깔려있지 않았다. 과거 같으면 그런 소프트웨어가 깔린 PC를 찾아 헤매야 했지만 지금은 인터넷에서 오피스 프로그램을 서비스하는 사이트인 씽크프리닷컴(www.thinkfree.com)에 접속해서 문서를 열어보고 수정해서 다시 보낼 수 있다. 유씨는 “한국과 달리 오피스 소프트웨어가 많이 깔려있지 않은 중국·인도와 같은 나라를 여행하거나 출장 갔을 때 급히 처리할 업무가 생기면 대책이 없었다”며 “이제는 인터넷 보급률도 높아지고 오피스 프로그램을 인터넷상에서 쓸 수 있으므로 갑작스런 문서 작업이 있어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 김태욱씨도 인터넷의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한다. 평소 PC에 설치해 쓰는 워드 프로세서 소프트웨어가 취업하려는 회사에서 제출을 요구하는 문서 형식의 오피스 프로그램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고가의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 않아도 돼 웹사이트 접속만으로 회사에서 요청하는 이력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고 컴퓨터 용량이 커짐에 따라 과거엔 주로 PC에 설치해 쓰던 워드 프로세서나 수식계산, 프레젠테이션 제작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의 활용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인터넷 접속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기반 소프트웨어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할 PC나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컴퓨터든지 인터넷에만 접속되면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 공짜로 사용할 수 있고 요금을 내는 경우도 자신이 사용한 날짜만큼만 내므로 CD 패키지로 프로그램을 살 때보다 경제적이다. 또 불법 소프트웨어처럼 사용 중에 에러가 나지 않고 정품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안정성이 있다. 인터넷상에서 작업을 하므로 파일을 자신의 PC에도 저장하고 동시에 인터넷에 띄워놓을 수 있다. 때문에 다른 컴퓨터를 사용할 때도 작성하던 파일을 바로 불러서 작업을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파일을 전달하기도 간편하고 파일을 공유하면서 협업을 하기에도 좋다.

에러없이 정품과 동일한 서비스 제공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인터넷 기반의 소프트웨어 사용이 꾸준히 늘고 있고 주요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속속 온라인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인터넷 기반의 소프트웨어 가운데 가장 빠르게 확대되는 분야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오프라인 시장의 96%를 점유하고 있는 오피스 프로그램 분야이다.

구글·네이버·한글과컴퓨터 등의 업체에서 인터넷 기반 오피스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검색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포털 사이트 구글은 올해 초부터 온라인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서비스하고 있다.

주요 온라인 오피스 소프트웨어 : 한글과컴퓨터 ‘씽크프리 오피스’ (www.thinkfree.com) / 구글 ‘구글닥스’(www.google.com) / 어도비 ‘버즈워드’(www.getbuzzword.com)

구글은 지난해 인수한 온라인 워드프로세서 ‘라이틀리(Writely)’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운로드 절차 없이 인터넷 접속만으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도록 했다. ‘구글 닥스’라는 이름의 오피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은 워드 프로세서 기능 외에 수식계산, 프레젠테이션 제작을 온라인에서 바로 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 닥스는 웹 기반 소프트웨어의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문서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을 여러 명 지정하고 초대장을 보내는 기능이 있다. 그럼으로써 여러 사용자가 하나의 문서를 동시에 보고 화면 채팅 창으로 의견교환을 하면서 문서를 작성할 수 있고 문서 수정 내역을 통해 누가 무엇을 언제 변경했는지 기록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원격회의가 가능하다. 발표자가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온라인상에서 열면 다른 곳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있는 사람들이 동시에 프레젠테이션 과정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문서 작업 내용은 구글의 서버에 저장돼 인터넷에 접속하면 언제나 열어볼 수 있고 동시에 PC의 하드디스크에도 저장할 수 있다. 문서를 웹페이지나 블로그에 올리기 위한 변환 작업도 간단해서 따로 기능을 익힐 필요도 없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도 온라인 오피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비공개 시범 서비스인 베타버전을 내놓은 상태로 조만간 공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하나의 문서를 여러 명이 사용 가능

네이버 오피스 역시 구글 닥스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설치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접속만 하면 무료로 워드 프로세서, 수식계산,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공동 작업, 온라인 저장 기능 등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국내 컴퓨터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네이버 온라인 오피스 프로그램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는 물론이고 다른 서비스와 달리 아래한글 문서와도 호환이 된다.

또 네이버 오피스는 검색기능과 연동시켜 문서 검색 시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하지 않고도 문서내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가 중점을 두는 것은 문서 콘텐츠의 축적이다. 사용자 제작 콘텐츠인 UCC(User Created Contents)가 붐을 이루는 가운데 이 경계를 문서 영역까지 확장하여 네티즌의 정보 생산과 소비 구조의 변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용자들이 생산해 공개하는 고급 문서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면 고급 정보의 유통이 활발해지고 그럼으로써 검색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한글과컴퓨터와 손을 잡고 온라인 오피스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이미 인터넷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래한글’ 버전인 ‘넷한글’과 이메일, 온라인 팩스 송수신, 웹하드, 휴대전화 문자 송신 등을 한데 묶은 ‘넷피스’를 유료로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한글과컴퓨터는 국내 사용자보다는 주로 해외 사용자를 대상으로 영어로 서비스 하고 있는 ‘씽크프리 오피스’에 집중하고 있다. 씽크프리 오피스는 워드프로세서인 ‘라이트(Write)’, 표계산 프로그램인 ‘캘크(Calc)’,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인 ‘쇼(Show)’로 구성돼 있는 세계 최초의 인터넷 기반 오피스 프로그램이다. ‘씽크프리 오피스’는 MS 오피스의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과 사용법과 문서 형식까지 동일해 인터넷 접속만으로 바로 MS 오피스 문서를 열고 작업할 수 있다. 다만 아래한글 파일과는 호환이 되지 않는다.

씽크프리는 한글을 사용하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메뉴환경이 영어로 돼 있어서 국내 사용자보다는 외국인 사용자가 많다. 한글과 컴퓨터는 지난 11월 7일 호주 최대 포털인 ‘빅폰트닷컴’에 씽크프리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LA지역의 모든 시립도서관에 MS오피스를 대체해 공급하는 등 해외에서 웹 오피스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한컴 측은 “씽크프리닷컴에서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웹오피스 사용자는 40여만명에 이르고 있다”며 “이들이 웹상에서 공유, 공개하는 문서만도 수천만 건에 이르고 있어 온라인 문서 도서관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소개했다.

무료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씽크프리는 올해 8월부터는 기능을 향상시킨 씽크프리 프리미엄 서비스를 유료화했다. 온라인으로 무제한의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는 월정액 방식으로 요금이 월 7달러, 1년에는 75달러이다. 

이 외에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사도 온라인 기반 워드프로세서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고 있다. 최근 어도비사는 온라인 워드프로세서인 ‘버즈워드’의 개발사 버추얼 유비쿼티사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어도비는 동영상 편집용 소프트웨어의 온라인 버전인 어도비 프리미어 익스프레스를 이미 내놓았다. 유튜브와 MTV에서 이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포토샵의 온라인 버전도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재 개발 작업에 들어갔다.

IBM의 경우 지난 9월에 무료 오피스 프로그램인 로터스 심포니(Lotus Symphony)를 발표했다. 로터스 심포니는 워드프로세서, 수식계산, 프레젠테이션 제작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어서 문서 파일을 제작하고 편집할 수 있다. ISO 국제문서표준규격인 ODF(Open Document Format) 파일 형식을 기본으로 지원하고 MS 오피스 문서와도 호환된다.

어도비사가 개발 중인 온라인 포토샵 소프트웨어.
마이크로소프트에 맞서 ODF문서 형식을 국제표준으로 지지하는 오픈 오피스 진영은 이로써 한층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로터스 심포니는 온라인상에서 작업하지는 않지만 인터넷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바로 설치가 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구입비나 업그레이드 비용이 들지 않는다. 현재는 윈도와 리눅스 시스템에서 사용 가능하며 조만간 매킨토시에서도 구동 가능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IBM은 1980년대에 PC용 오피스 프로그램 시장을 석권했던 ‘로터스 1-2-3’의 영광을 재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MS 오피스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포토샵 온라인 버전도 개발 중

IBM의 유병수 로터스기술지원실장은 “로터스 심포니를 무료로 배포하는 이유는 사용자들의 소프트웨어 구매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IBM의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공식적으로는 온라인 무료 소프트웨어 시장의 확대가 MS 오피스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실질적인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의 고객은 거의 대부분이 기업이기 때문에 품질이나 사후 서비스 및 유지 관리에 대한 요구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며 “아무리 무료로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고 해도 고급 서비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업 고객이 채택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온라인 서비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오피스의 온라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오피스 라이브 워크스페이스(Office Live Workspace)’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 간에 문서를 공유하고 인터넷에 문서를 저장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올해 12월부터 베타테스트를 시작하고 한글 버전은 내년 후반기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MS 오피스’의 일부 기능을 탑재해 저가에 판매하던 기본형 오피스 소프트웨어인 ‘MS 웍스(Works)’를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MS “사후 관리 같은 고급 서비스가 더 중요”

온라인 소프트웨어는 1999년에 나왔던 네트워크 컴퓨터에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형태이다. 당시 네트워크 컴퓨터는 모니터와 마우스, 자판, 네트워크 연결장치만 있고 중앙처리장치와 하드디스크가 없거나 기능이 단순한 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구동했다. 인터넷 속도가 느리고 컴퓨터를 업무용으로만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단순히 컴퓨터의 가격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네트워크 컴퓨터는 성공하지 못했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온라인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어디서나 작업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졌으므로 네트워크 컴퓨터와 사정이 다르다”며 “특히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서 온라인 소프트웨어가 오프라인 소프트웨어보다 구동 속도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온라인 소프트웨어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 소프트웨어 진영은 PC에서만 쓰는 소프트웨어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IT기기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글과컴퓨터의 경우 최근 인텔 칩을 탑재한 휴대용 모바일 하드웨어에 씽크프리 오피스를 탑재하기로 인텔 측과 합의했다. 와이브로 등 무선 인터넷의 확산에 따라 온라인 소프트웨어의 영역이 더욱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전문지 PC라인의 박남수 편집장은 “복제 소프트웨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국내 개인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소프트웨어가 무료라는 점이 당장 크게 어필하기는 힘들겠지만 정품을 써야 하는 상황이 되고 이동성이 강조되는 시대가 되면서 점차 온라인 소프트웨어의 사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박준동 기자 jd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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