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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딸에게는 감기약 안 주겠습니다"

내몸 가계부

by 변덕춘 2008. 10. 1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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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딸에게는 감기약 안 주겠습니다"

기사입력 2008-10-10 18:05

[균형건강] 감기약은 그만!

박정민(자향한의원 원장, 한의사)

아침출근 후 저녁퇴근 때까지 종일 병원 문을 나서지 못하는 의사가 환절기가 되었음을 알아 내는 지표는 무엇일까? 감기환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환절기에는 계절변화에 인체가 적응을 못하면, 바이러스 등의 침입으로 인체 면역계가 제대로 작동을 못해서, 감기 등 면역계통 질환의 발생이 많아진다.

감기는 현대의학에서는 감기바이러스가 인체의 기관지나 비강점막 등 상기도에 침입하여 증식하여 발생한다고 하여, ‘상기도감염증’이라 한다.

그에 비해,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인체의 정기(正氣) 특히 위기(衛氣: 면역을 담당하는 기운)의 기능이 떨어져서 기표(肌表: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포함한 피부조직)가 치밀하지 못하게 되고, 이틈을 타서 외부의 사기(邪氣: 나쁜 기운)가 허약한 기표에 침입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이를 ‘상풍’(傷風), ‘상한’(傷寒), 또는 ‘감모’(感冒)라 부른다.

그러니까 한의학이나 서양의학이나 서로 용어에 차이를 두고는 있지만 감기의 병인이나 발병기전상은 거의 유사하게 파악한다. 서양의학은 치료나 예방에서 면역력을 중시하는데, 한의학에서도 면역을 담당하는 기능인 위기(衛氣)를 중시하는 것을 보아도 확인된다.

감기로 인해 발생되는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은 현대의학이나 한의학이나 거의 대증치료방법을 쓴다. 대중치료방법 중에서도 제일 좋은 방법은 소화에 부담이 안 가게 적당히 먹고, 푹 쉬는 것이다. 감기는 몸이 피곤해져 면역력이 제대로 작용을 못하여 생기는 것이므로, 감기에 걸렸다면 몸이 ‘잠시 쉬자’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고, 그런 점에서 적당히 먹고 푹 쉬는 치료방법이 가장 좋은 치료방법임이 확실하다.

‘감기’는 누구나 한 번쯤은 걸리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병원을 찾는 가벼운 질환이다. 하지만 이 흔한 질환에 대해서 잘못 알려진 사항들이 너무 많다.

얼마 전 EBS의 ‘다큐프라임’에서는 감기를 다루었다. 그 감기 프로그램 중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모의실험 부분이다. “3일전부터 기침이 나고 맑은 콧물과 가래가 나오며, 열이 약간 나요”라는 초기 감기 증상을 두고 한국의 병원과 유럽· 미국의 병원에서 진료 및 처방을 받는 모의실험을 동시에 진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대부분의 유럽과 미국의 병원에서는 한 알의 약도 처방하지 않은 반면, 한국의 병원에서는 감기약이라며 해열제, 항히스타민제, 진통소염제, 진해거담제, 항생제, 소화제 등의 약을 평균 5알, 많게는 10알까지 처방했다.

그 프로그램에서 인터뷰에 응한 미국의 내과의사 인안 M.폴(펜실베니아 주립대 의과대학)은 10살 어린이에게 내려진 한국 병원의 처방전을 보며 말했다. “이 처방전에 적혀 있는 그 어떤 약도 제 딸에게는 주지 않겠습니다.” 그가 그렇게 하려는 이유는 그 약들은 감기를 치료하는 약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감기는 가벼운 질병이지만 사회적 비용이 높은 질병이다. 감기는 전염성이 높아 감기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곧바로 환자 수가 급격히 늘고 이들 감기에 걸린 수많은 환자들은 의료기관을 이용하여야 하고 직장이나 학교를 빠져야 한다. 감기는 사회에 던지는 부담 양으로 따져보면 가벼운 질병이 전혀 아닌 것이다. 그렇지만 감기는 질병 유발기전이 서로 다른, 아주 많은 종류의 바이러스에 의해 야기되므로 효과적인 치료법이나 치료약을 개발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 지금 이 순간까지도 모든 감기의 치료약은 없는 것이다.

의학적 관점에서 감기에 대한 과다처방 및 약물 과다복용 문화가 우리 몸과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불필요한 처방약을 사야 하는 경제적 손실은 제쳐 두고서라도, 항생제 등을 오남용함으로 발생하는 인체의 피해가 심각하다.

부모들은 자녀가 아픈 것을 보고 약을 주어 빨리 낫게 하고 싶어하지만, 약을 자녀에게 주는 순간 어린이의 자연 치유력을 떨어뜨려, 더 큰 질병을 앓게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주 심한 고열이나, 다른 합병증이 의심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감기는 휴식이 유일한 치료약이고, 예방이 최우선이다.

감기를 예방하고자 한다면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되도록 숙면하되, 평소 적절한 운동을 하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평소에 수분, 당분,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감기에 대한 저항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감기에 걸려 열이 심할 경우 이런 성분의 소비량이 늘어난다.

eril9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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