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저널 버즈] 1981년 소니에서 CCD를 이용한 SVC(Still Video Camera) 방식 디지털 카메라를 처음으로 내놨다. 이후 디지털 카메라 기술의 발전 속도가 현저히 빨라졌고, 1990년대에는 저널리즘 분야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전문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성능은 좋아지고, 크기는 작아졌으며 보다 저렴해진 가격의 디지털 카메라가 출시되기에 이르렀다.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가 실현된 것이다. 지난 호에는 초창기 디지털 카메라의 역사에 대해 살펴봤다. 이번 호에는 디지털 카메라 응용 기술의 발달 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2000년대 들어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사진 촬영을 위해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기자가 구입했던 디지털 카메라는 200만 화소 CCD를 채택한 도시바 알레그레토(Allegretto) 모델이었다. 50만원을 호가했지만 조악한 광학 뷰파인더, 작은 사이즈의 미리보기용 액정 모니터만 지원할 뿐 광학 줌 기능도 지원하지 않았다.
그 시절 출시되었던 디지털 카메라에서 쓰였던 저장소는
스마트 미디어 카드로 삼성전자에서 생산, 판매했지만 고열로 인해 데이터가 삭제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스마트 미디어 카드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사진 데이터를 PC에 옮길 수 있었다.
때문에 당시 제조사들이나 소비자들이 비싼 카드 리더를 따로 구입하지 않고 바로 쓸 수 있는 스마트 미디어 카드를 선호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요즘에는 카메라를 구입할 때 사은품으로 카드 리더를 나누어 주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카드 리더가 매우 비싸서 아무나 쉽게 보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2000년도에 찍었던 사진과 요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000만 화소급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사진을 비교해보면 퀄리티의 차이가 확연하다. 디지털 카메라의 성능과 기능이 그 만큼 발전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렇다면 초창기 디지털 카메라가 어떤 과장을 거처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하게 되었는지 살펴보겠다. 회전식 렌즈를 채택한 카메라, 플래시 메모리 출시, DSLR 카메라의 출시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담아봤다.
■ 회전식 렌즈, 색다른 카메라 구조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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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 QV-101 |
전자시계 제조사로 알려진 카시오(CASIO)는 1987년부터 디지털 카메라를 연구해 간간히 제품을 출시했다. 1995년 카시오는 기존 디지털 카메라와 전혀 다른 구조의 디지털 카메라 QV-10을 출시했다. 그 당시 값비싼 가격 때문에 대중화되지 못했던 디지털 카메라가 카시오에서 내놓은 QV-10 출시를 기점으로 보급이 급속하게 이뤄졌다.
QV-10은 6만5000엔에 판매되어 당시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매우 저렴했다. 게다가 기존 아날로그 카메라들의 상징과도 같았던 광학식 뷰파인더를 삭제해 1.8인치 컬러 액정 모니터를 채택했다는 점에서 디지털 카메라 역사의 지면을 새롭게 장식했다. QV-10 모델의 스펙을 살펴보면, 320×240 해상도, 20만 화소 CCD를 채택했으며, 사용자 노출 보정이 가능한 자동노출(AE) 시스템에 전자 셔터 기능까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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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 QV-102 |
카시오QV-103 |
카시오에서 내놓은 QV-10에는 270도 회전하는 회전식 렌즈가 장착되어 사용자의 시선과 렌즈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아도 구도를 잡고 촬영하는 것이 가능했다. 저장 장치는 2MB 용량의 내장 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했기 때문에 촬영할 수 있는 이미지는 100장을 넘지 못했다.
카시오에서 내놓은 QV-10의 출시는 오늘날의 대중형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에 큰 영향을 끼쳤다. QV-10만 살펴봐도 사실상 최근 출시되는 디지털 카메라들의 특성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디지털 기록 방식이 기존의 광학 전용 방식에 비해 보다 유연한 디자인을 채택할 수 있다는 측면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 전자 필름 등장! 플래시 메모리
1994년 최초의 플래시 메모리 카드가 출시됐다. 플래시 메모리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카메라에 내장된 메모리에만 저장할 수 있었다. 플래시 메모리의 출시와 함께 디지털 카메라의 저장 용량은 제한없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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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 카드 |
스마트미디어 카드 |
일본의 산디스크에서는 CF(Compact Flash) 카드를, 도시바에서는 스마트 미디어(Smart Media)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들의 가장 큰 특징은 메모리 카드 내에 자체 컨트롤러를 내장하고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다. 컨트롤러가 내장된 CF 카드는 현재에도 GB대의 용량을 구현하면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스마트 미디어는 오래 전에 사라졌으나 올림푸스와 후지필름의 카메라에서 자주 쓰고 있는 xD 픽쳐 카드로 진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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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D 픽쳐카드 |
SD카드 |
CF 카드와 스마트 미디어 카드가 출시되면서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들은 내장 저장장치와 함께 플래시 메모리 카드를 추가로 쓸 수 있는 제품을 속속 출시하기 시작했다. 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시장 규모가 늘어나자
1997년에 소니는 인피니온과 합작해 메모리스틱(Memory Stick)을 출시하기도 했다.
오늘날 휴대용 디지털 카메라의 메모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SD(Secure Digital) 카드는 1999년 일본의 마쓰시타, 산디스크, 도시바가 합작하여 내놓은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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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CF 카드를 외장 메모리로 채택한 디지털 카메라, 코닥 DC-25 |
플래시 메모리는 전원 공급이 없어도 기록된 내용이 계속 유지된다. 때문에 디지털 카메라가 촬영 가능한 프레임 수의 제한을 없애서 그 활용 폭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전자 필름’이라는 별칭이 쓰이기 시작한 것이 이맘 때다.
아날로그 필름을 사용하듯 다 쓰면 언제든 새것으로 갈아 끼우기만 하면 되는 이 전자 필름은 이미지를 얻기 위한 화학적 처리가 불필요하여 편리했다. 또한 기록된 내용을 지우기만 하면 언제든 재사용할 수 있다는 강력한 장점까지 제공하였다.
이렇듯 최초의 메모리 카드가 시장에 출시된 2년 후인 1996년, 미국의 코닥에서는 CF 카드를 외장 메모리로 처음으로 채택한 디지털 카메라 ‘DC-25’를 내놨다. 카시오 QV-10 모델이 출시된 이후 짧은 시간이었으나 디지털 카메라의 성능은 한결 향상되고 가격은 빠르게 떨어졌다.
■ 최초의 모바일 카메라와 탁상용 포토 프린터
1994년 현대의 모바일 화상 카메라와 거의 비슷한 구조를 갖춘 소형 디지털 스틸/비디오 카메라가 출시됐다. 바로 Connectix에서 내놓은 ‘Quickcam’ 모델이다. Quickcam은 요즘의 화상 카메라들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모니터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작은 사이즈의 제품이다. 이 카메라는 PC와 매킨토시 컴퓨터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었다. 자체 메모리가 없어 PC에 케이블로 연결해줘야 사용할 수 있었지만, 크기가 작아 휴대가 편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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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ix에서 내놓은 ‘Quickcam’ 모델로 요즘의 화상 카메라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모니터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모바일 카메라다. |
1996년 니콘에서는 카메라를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쿨픽스 100 모델을 내놨다. |
Quickcam이 출시된 후 2년 뒤인 1996년 니콘에서는 Quickcam처럼 PC에 바로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촬영 후 케이블 없이 바로 PC에 꽂아 촬영된 이미지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모바일 디지털 카메라 ‘쿨픽스 100’ 모델을 내놓게 된 것이다.
쿨픽스 100은 일반적인 디지털 카메라로 쓰다가, 사진을 노트북에 다운로드할 때는 본체를 분리해 노트북에 연결할 수 있다. 쿨픽스 100을 노트북의 카메라 옵션 장치처럼 사용할 수 있어, 사진 전송뿐 아니라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이동 가능한 노트북만 가지고 있다면 카메라를 컴퓨터에 연결해 어디에서든 디지털 사진과 비디오를 제작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사진을 전송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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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에 처음으로 회전식 렌즈가 장착되었다. 소니에서 내놓은 ‘바이오 C1’ |
카시오에서 내놓은 디지털 카메라인 QV 시리즈와 직접 연결해 사진을 출력할 수 있는 포토 프린터 ‘DP-8000’ 모델 |
그 시절 고속 무선 네트워크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사진이나 동영상 데이터를 전송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소니에서는 그 당시에 적합한 제품으로 회전식 렌즈를 장착한 노트북 ‘바이오 C1’ 모델을 출시해 돌풍을 일으켰다. 바이오 C1은 노트북에서는 최초로 회전식 렌즈를 갖춰 모바일 카메라를 액정 모니터 상단에 부착했다.
바이오 C1에 장착된 모바일 카메라는 기존 화상 카메라 기능 이외에도 다양한 유틸리티를 통해 노트북을 통해 멀티미디어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바이오 C1이 출시될 당시 같은 해에 일본 엡손에서는 사진 전용 잉크젯 프린터인 ‘MJ-700V2C’ 모델이 선을 보였다. MJ-700V2C는 720dpi의 출력 해상도로, 그 당시 컬러 프린터와 비교해 2배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 주었다.
1997년에는 카시오에서 자사의 디지털 카메라인 QV 시리즈와 직접 연결해 즉석으로 사진을 프린트할 수 있는 사진 인쇄 전용 포토 프린터 ‘DP-8000’ 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DP-8000 모델은 덩치가 커서 들고 다니기는 힘들었지만, 현대의 휴대용 포토 프린터의 시조로 불릴만한 제품이었다.
2000년도에 접어들어 배터리로 작동이 가능한 작고 가벼운 사이즈의 휴대형 포토 프린터들이 속속 출시되었다. 이렇게 디지털 카메라의 발전과 더불어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가 다운로드, PC와 연결된 홈 포토 시스템 역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 최초의 카메라 폰 등장!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늘고, 노트북 캠, 회전 렌즈 등이 출시되면서 제조사들은 보다 휴대성이 높은 카메라 제조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일본 리코에서는 휴대전화와 직접 연결할 수 있는 폰 카메라 ‘RDC-2V’ 모델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최근 출시되는 휴대전화의 폰 카메라 개념과 같은 것이다.
이 후 1년 뒤인 1997년 일본 샤프에서는 세계 최초의 카메라 폰인 ‘J-SH04’를 출시했다. 카메라 폰으로 촬영된 사진은 휴대전화의 네트워크를 통해 빠른 속도로 PC로 전송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개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여 주는 일도 쉬워졌다. 휴대전화에 장착된 카메라로 인한 개인의 사생활 침해 문제가 잠시 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휴대전화에 카메라가 장착되기 시작하면서 이미지 촬영이 일상이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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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휴대전화에 장착된 카메라의 시조가 되는 것으로 휴대전화에 연결해 사용하는 폰 카메라다. |
1997년 샤프에서는 카메라를 내장한 휴대전화 ‘J-SH04’ 모델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후부터 휴대전화에 카메라 기능이 추가되기 시작했다. |
현재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의 대부분이 카메라를 장착한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닌다. 이제 카메라는 더 이상 사전적 의미의 ‘카메라’ 자체가 아니다. 다양한 생활기기의 ‘전자 눈’이 되어 그 기기들이 더 많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노트북, 휴대전화, PDA, PMP, 내비게이션, 게임기 등에도 카메라를 기본 내장하거나 옵션으로 추가 장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디지털 방식의 카메라 개발로 가능해진 일들이다.
이후 디지털 카메라는 발전을 거듭해 화소수가 올라가고, 이미지 처리 성능이 개선되었다. 또 광학 줌 렌즈와 자동 초점(AF : Auto Focus) 기능이 지원되기 시작하면서 점점 현대의 휴대용 카메라과 비슷한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또한 동영상 촬영 기능을 지원하는 디지털 카메라들도 등장해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의 역할도 어느 정도 대신하게 됐다.
■ DSLR의 도약, 대중 속의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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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니콘에서 내놓은 DSLR 프로토 타입인 ‘D1 Prototype F’는 어정쩡한 디지털 백 결합 형식을 채택하지 않은 본격적 DSLR의 초기 모델이다. |
지난 호에 소개했던 초창기 디지털 SLR 카메라는 일반 필름 카메라에 디지털 백을 결합한 수준이었다. 같은 시대의 휴대용 카메라에 비하면 고성능이었지만, 덩치가 크고 조작이 어려웠다. 무엇보다 일반인이 구입하기엔 가격이 비현실적으로 비쌌다. 때문에 주로 전문가용 위치에서만 머물렀다.
휴대용 카메라에도 제한적으로 전용 교환렌즈나 화각 컨버터 렌즈 옵션이 붙어 출시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DSLR은 기존 필름 카메라용으로 출시되어 뛰어난 광학 성능을 어느 정도 입증한 교환 렌즈들을 모두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그러나 초창기의 DSLR들은 그 모양만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와 같을 뿐, 이미지 센서는 35mm 필름보다 작은 크기로 렌즈를 갖춰 활용도가 떨어졌다.
최근에는 DSLR 초창기 때 지적된 렌즈 호환성 부분도 보완되고 가격도 저렴해졌다. 또한 기능의 사용도 쉬워 일반인들도 DSLR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DSLR의 발전에 대한 내용은 다음 호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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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에서도 니콘 마운트 렌즈를 사용하는 DSLR인 ‘DS-505/515’를 내놓았는데, 니콘의 ‘E2’, ‘E2S’ 디지털 SLR 바디에 기반했다. |
1995년 일본 미놀타에서는 자사의 알파 렌즈 마운트를 사용하는 DSLR인 ‘RD-175’를 내놓았다. |
1990년대 후반부터는 디지털 카메라와 그와 관련된 기기들이 시장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덧붙여 국내 대표 전자제품 회사이자 이미 필름 카메라를 생산하고 있었던 삼성전자에서도 몇 가지의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카메라는 디지털의 힘을 얻어 사용이 무척 편리해졌으며, 다양한 기기에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결합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카메라는 단지 전문가들이 미디어와 예술 등의 제한적이고 특수한 용도로만 쓰이지 않는다. 일반 대중의 손에 쥐어져 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 디지털 카메라의 역사 3회 연재에서는 디지털 카메라의 신기술 및 미래의 디지털 카메라에 대해 살펴본다.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된 DSLR, 광학 손 떨림 보정, 얼굴인식 기능 등 혁신적인 21세기형 디지털 카메라 기술에 대해 알아보자.
김두호 월간 PC라인 필자
mytiti@gmail.com장수연 월간 PC라인 기자(jjang@pcline.co.kr)